중국의 보따리상, 일명 다이궁(代工)은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면세품 등을 거래하는 특별한 존재입니다. 이들의 활동은 양국 간 무역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다이궁의 의미, 역할, 그리고 최근 면세업계의 변화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다이궁이란 무엇일까요? 중국어로 '물건을 대신 전달해주는 사람'을 의미하는 다이궁(代工)은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면세품 등을 소규모로 거래하는 보따리상을 가리킵니다. 이들은 주로 한국 제품을 저가로 대량 구매한 뒤 중국 시장에 판매하여 이윤을 얻는 방식으로 활동합니다.
다이궁의 역사는 꽤 깊습니다. 특히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으로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 관광을 제한했을 때, 다이궁의 역할이 더욱 부각되었습니다. 중국인들의 직접적인 한국 방문이 어려워지자, 다이궁을 통해 한국 제품을 조달하는 방식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면세점은 다이궁에게 특별한 장소입니다. 새벽부터 면세점 정문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이들의 대부분이 다이궁입니다. 이들은 하루 12시간 이상을 쇼핑에 투자하며, 주요 면세점을 순회하면서 고객들이 주문한 화장품과 잡화를 대량으로 구매합니다.
다이궁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일하는 '개인형'과 여행사 등에 소속된 '기업형'입니다. 사드 갈등 이후에는 특히 기업형 다이궁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중국 여행사가 중국에서 여행자를 모집해 한국으로 데려와 물건을 구매하게 하고, 이를 다시 중국에서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그러나 다이궁의 활동이 항상 순조로운 것만은 아닙니다. 중국의 관세법상 개인이 해외에서 들여올 수 있는 물품 한도는 8천 위안(약 130만원)으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세관 감독의 허술함과 뒷돈을 통한 편법 등으로 인해 이 제한을 우회하는 경우가 많아, 다이궁들의 활동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면세업계에서 다이궁의 역할은 매우 중요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관광 산업이 위기에 처했을 때, 다이궁은 면세업계의 '큰 손' 역할을 했습니다. 면세점들은 다이궁을 통해 재고 부담을 줄이고 지속적인 대량 구매로 외형 성장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의존은 부작용도 낳았습니다. 면세점들은 다이궁 유치를 위해 40~50%에 달하는 높은 송객수수료를 지급해야 했고, 이는 결국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습니다. 게다가 다이궁들의 과도한 요구와 압박은 면세점 운영에 부담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면세업계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롯데면세점이 중국 보따리상과의 거래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이는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다이궁과의 거래를 포기하는 것으로, 단기적으로는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성 개선을 위한 결단으로 보입니다.
롯데면세점의 이러한 결정은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다른 주요 면세점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면세업계 전반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다이궁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면세업계는 이제 다이궁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항공사, 호텔, 여행사 등과의 제휴를 통한 모객 활동이 그 예입니다. 또한, 자유여행객을 위한 마케팅 강화와 여행사와의 협력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한중 관계의 변화와도 맞물려 있습니다. 최근 한중 간 뱃길이 3년 만에 재개되면서, 중국인 관광객의 직접 방문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다이궁의 역할이 줄어들고, 대신 일반 관광객을 통한 매출 증대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다이궁 현상은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만이 아닙니다. 이는 한중 관계의 변화, 관광 산업의 동향, 그리고 글로벌 무역 환경의 변화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변화를 주시하며, 양국 간의 건전한 경제 교류를 위한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다이궁은 한중 무역의 독특한 현상으로, 양국의 경제와 문화 교류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변화는 이러한 관계의 재정립이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면세업계의 새로운 전략, 정부의 정책 변화, 그리고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 등이 어우러져 앞으로 어떤 새로운 형태의 한중 경제 교류가 이루어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우리는 다이궁 현상을 통해 국제 무역의 복잡성과 다양성을 배울 수 있습니다. 또한, 경제적 이익과 법적, 윤리적 문제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합니다. 앞으로 한중 관계가 더욱 성숙하고 건강한 방향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해 봅니다.